2014/06/05 17:29

[리뷰] 레인보우 블랙 (Rainbow Blaxx) 'Cha Cha' 리뷰

 

 
레인보우 블랙 (Rainbow Blaxx) 'Cha Cha'
2014.01.20 DSP Media

 

비슷한 시기에 각자 소속사 선배들의 후광을 받으며 데뷔한 SM f(x) JYP의 미스에이가 음악적 차별화와 '수지'를 통해 스스로의 살길을 찾아간 것과 달리, 레인보우는 항상 결정적 한방이 부족했던 그룹이었다. 미적지근했던 데뷔 이후 자신의 소속사 선배들과 정반대의 섹시 컨셉을 선택하며 스윗튠 작곡의 <A> <Mach>로 반짝 인기를 얻었지만 섣부른 일본 진출과 갑작스러운 작곡진들과의 결별, 계속되는 기대 이하의 싱글들로 현재 레인보우는 2009년 데뷔 이후 5년 동안 1위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불운의 걸그룹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라의 부진했던 지난 앨범 성적과 멤버 탈퇴로 비롯한 해체설로 인한 불똥이 튄 것일까, 만년 DSP의 후발주자였던 레인보우의 이번 싱글은 여러 군데에서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우선, 노래 자체는 레인보우의 역대 싱글들 중 손에 꼽을만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역시 윤상과 east4A 콤비의 작곡인 만큼 반주가 매우 세련되고 멜로디 라인 또한 윤상이 자기 복제를 일삼는다는 논란을 얻는 여타 아이돌 전담 작곡과들과 스스로를 차별화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백그라운드에 깔리는 기타 리프와 묘하게 레트로적인 멜로디가 부조화 속 조화를 찾는 느낌이다. 하지만 같은 윤상과 east4A, 그리고 김이나 작사가의 작품인 아이유, 가인의 <누구나 비밀은 있다>와 비교했을 때 곡의 퀄리티가 떨어진다라는 반응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감상은 다름아닌 보컬과 곡의 부조화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된다. 이는 보컬 능력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특정 가수의 이미지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 리스너들을 한번에 붙잡을 수 있는 흡인력 있는 훅이 필요한 레인보우에게 윤상의 곡이 과연 어울리는 곡일까 하는 의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온전한 노래 감상을 방해하는 앨범 컨셉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트렌드에 편승하여 DSP미디어는 레인보우의 새 앨범을 '섹시' 컨셉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상 곡은 섹시와는 거리가 먼 레트로 디스코 장르이고 심지어 윤상도 레코딩 당시 멤버들에게 최대한 담백하게 부르라고 주문을 했다고 한다. 다른 경쟁자들을 노출로 이기고 무조건 이슈가 되기 위해 의미 없는 섹시를 추구했다는 점, 기존에 섹시와는 거리가 먼 윤상이라는 작곡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네임벨류만 믿고 선정했다는 점, 레코딩이 끝난 이후에도 어울리지 않는 컨셉을 밀고 나갔다는 점에서 DSP의 시대 착오적인 기획력을 볼 수 있다. 애초에 레인보우라는 그룹도 확고한 위치에 있지 않는 상황에서 정예 멤버로 유닛을 구성했다는 점부터가 문제이다. 앨범 발표 전 공개한 전신 스캐닝 티져 영상(말 그대로 란제리만 입은 멤버들을 발끝부터 머리까지 훑어 올리는 영상이다)을 보면, 오렌지카라멜 따라 하기에 급급했던 레인보우 픽시의 기획력, 그 이상을 기대한 필자가 문제라고 느껴질 정도. 이러한 괴상한 기획력으로 인해 괜찮은 노래가 묻힌다는 건 정말이지 슬픈 현실이다. 앨범 발매 전 작곡가를 공개하며 팬들에게 노래에 대한 기대를 심어주고, 이에 걸맞은 홍보를 통해 성공을 거둔 저번 아이유의 앨범 활동과 그의 소속사 로엔을 보면, 같은 작곡가의 노래를 가지고 이렇게밖에 홍보하지 못하는 DSP의 기획이 작곡가에 대한 무례로까지 보여진다.


스윗튠, 다이시 댄스, 그리고 윤상과 east4A 까지 국내외 내로라하는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왔던 레인보우이지만 항상 그 작곡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레인보우 멤버들의 문제도, 작곡자의 문제도 아닌 프로듀서, 즉 소속사의 문제이다. 인정하긴 힘들지만 현재 우리나라 가요계는 컨셉 싸움이다. SM이 대중성과 거리가 먼 곡들을 가지고도 f(x)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민희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필두로 소속가수의 이미지 메이킹에 꾸준한 노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DSP도 이제는 그러한 기획력을 보여주어야 할 단계이다. 이번 싱글도 조금 더 고민했더라면 전작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성적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유일한 돈 줄이었던 카라가 휘청거리고 있으니, 이젠 레인보우가 유일한 희망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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