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05 17:39

[리뷰] 소녀시대 'Mr. Mr.' 리뷰


소녀시대 'Mr. Mr.'
2014.02.24 SM Entertainment

 

대한민국에 충격을 가져온 지난 앨범 이후 불안한 시선으로 소녀시대를 바라보던 대중 앞에 SM은 영리했다. 지나치게 커진 기대감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함이었을까, 지난 4집 <I Got a Boy>에서 보여준 소녀시대는 자신들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익숙함을 탈피했다는 말을 넘어 난해하다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앨범을 제작하는 초기부터 소녀시대와 SM의 목표는 어느 샌가 '국민'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버린 그들에 대한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고, 전작에서 멀어져 버린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었을 터. 결과적으로 이번 EP <Mr. Mr.>는 전작이 실패한 부분들을 보완하며 리스너들에게 소녀시대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계기를 주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타이틀 트랙 <Mr. Mr.>는 댄스보단 R&B튠을 주로 작곡하던 프로듀싱 듀오 더언더독스(The Underdogs)의 작품이다. 작곡가 선정에서부터 지난 <I Got a Boy>에서 기본 문법을 탈피한 곡 전개로 국내에서 차가운 반응을 얻었던 것에 대한 반성이 보인다. 같은 작곡가의 작품인 샤이니의 <상사병 (Symptoms)>처럼 전형적인 R&B 곡 전개이지만 세련된 사운드로 진부함을 없앴다. 후반부에 터져 나오는 댄스 브레이크 용 브릿지와 티파니, 태연, 제시카로 이어지는 메인 보컬의 에드리브가 가져오는 질주감은 에프엑스의 <Electric Shock>에서 느껴진 청량감을 연상시킨다. 또, 소녀시대가 데뷔 때부터 자신들의 무기로 삼았던 9명의 코러스 앙상블을 오랜만에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데, <다시 만난 세계 (Into the New World)>, <Kissing You>, <Run Devil Run> 등의 과거의 곡에서 빛을 발하며 자신들의 컬러를 확립시킨 이러한 코러스 라인을 강조한 것에서 SM이 대중들과의 화해를 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려한 첫 곡을 시작으로 <Wait a Minute>까지 이어지는 트랙들에선 이제는 노련해진 멤버들의 보컬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훵크, 록, 일렉트로닉, R&B 스타일을 버무렸지만 화성과 멜로디 전개, 그리고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일관성이 산만함은 느낄 수 없게 한다. 특히, Kenzie의 작곡인 <유로파 (Europa)>는 그녀가 훌륭한 팝 작곡가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곡으로 폭발하는 코러스 없이도 멜로디와 가사만으로 소녀시대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이어지는 <백허그 (Back Hug)>와 <Soul>에선 앞선 네 곡이 올려놓은 텐션이 살짝 무너지는 느낌은 있지만 일정한 틀 안에서 이루어지는 비슷한 분위기의 곡 전개로 마지막까지 크게 거슬리는 느낌 없이 EP를 마무리한다.


최근 소녀시대가 선보인 앨범 중에선 단연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도 그들이 일본 앨범에서 보여준 역량을 홈 그라운드에선 보여주고 있지 못한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자신들이 '국민 걸그룹'이 아닌 일본에선 항상 마지막 트랙까지 진보적인 일레트로닉 팝으로 앨범을 채우지만, 한국에선 자유롭지 못한 채 언제나 백화점식 구성의 앨범을 선보이는 그들을 보면 안쓰러움이 느껴진다. 10대들의 우상이었던 브리트니는 맥스마틴(Max Martin)의 버블검 팝튠을 부르는 아이돌에서 데이비드게타(David Guetta)의 일렉트로닉을 가장 근사하게 소화해내는 여성 아티스트가 되었다. 소녀시대에게도 화려했던 과거보다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 100점 짜리라곤 할 수 없지만 이젠 '소녀'라고 부르기 조금 힘든 그들이 2막을 향한 올바른 길에 서있다고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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