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22 14:08

[리뷰]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 '1989' 리뷰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 '1989'
2014.10.27 Big Machine Records



팝 감성을 노래하는 컨트리 가수. 그녀의 음악 속 팝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항상 논란이 되어왔다. 컨트리로 이름을 알리고, CMA에서 상을 받고, 밴조를 뜯으며 내쉬빌의 공주임을 자처한 그녀. 컨트리는 언제나 그녀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큰 축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음악 속 팝의 향기가 짙어질 수록 겉무늬만 컨트리 가수라는 비난은 거세졌지만, 더 많은 관객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은 그녀에게 팝으로의 전향은 불가피한 것이었다. 결국, 컨트리와 팝 사이에서 줄다리기 했던 지난 앨범 <RED> 에서부터 팝으로의 전향을 점차적으로 시작한 테일러는 이번 신작 <1989>에서 이제는 온연한 팝 가수임을 자처하고 있다.
 

<1989>라는 제목과는 달리 막상 앨범은 80년대 음악의 영향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앨범을 시작하는 첫곡, <Welcome to New York>가 제일 80년대의 향수를 담고있는 곡이라고 볼 수 있는데, 뉴욕으로 온 것을 환영한다는 그녀의 노랫말에서 새로운 테일러 스위프트의 음악으로 온 걸 환영한다는 메세지가 느껴진다. 프로듀서 라이언 테더(Ryan Tedder)의 솜씨가 느껴지는 도입부의 신디사이저는 80년대를 말하고 있지만, 언제나 그녀의 음악의 주축이 되었던 멜로디라인은 여전하다. 팝 사운드는 <Blank Space>와 <Style>에서도 이어지는데, 특히 세번째 싱글로 내정된 <Style>은 그녀에게서 들을 수 없던 몽환적 팝 사운드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넘버이다. 앨범 전반에서 프로듀서 맥스 마틴 (Max Martin)의 힘을 빌린 비트와 신스로 멜로디를 구성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기본이 되는 컨트리에서는 불가능한 송라이팅 방식으로, 싱어송라이터로써 테일러 스위프트로 하여금 팝에 도전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짐작하게 한다. 덥스텝을 이용했던 전작의 <I Knew You Were Trouble>에서부터, 그녀는 기타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묘미를 느끼고 싶었을 터이다.


이러한 비트와 신디사이저 속에서도 여전한 그녀의 작사 능력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전작 <RED>의 수록곡 <Begin Again>으로 작사 능력이 절정에 다달았음을 세상에 알린 그녀의 가사는 여전히 개인적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솔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수많은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고 있다. 자신에 대한 루머와 시선들을 정면으로 비꼬고 있는 <Blank Space>와 <Shake It Off>, 곡의 이름에서부터 전 남자친구에 관한 내용임을 시사하고 있는 <Style>,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디스곡으로 알려진 <Bad Blood>, 디럭스 버젼의 보너스 트랙 중 하나인 <New Romantics>까지, <Love Story>같은 10대의 풋풋한 사랑이야기는 아니지만, 무대 밖 20대 여성의 테일러 스위프트의 목소리를 엿들을 수 있다. 성숙해진 가사로 인해 자연스럽게 그녀의 팬베이스도 커져가는 추세인데, 장르의 변화로 인해 팝 팬베이스도 함께 흡수하며 <1989> 첫주 판매량이 <RED>의 판매량을 뛰어넘는 128만장을 기록한 것에 한 몫을 했다고 할 수 있겠다.


<Begin Again>이나 <Mean>같은 잔잔한 컨트리 팝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1989>는 실망적일 수밖에 없다. 앨범은 어쿠스틱 트랙은 일절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팝으로만 채워져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버렸다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녀는 컨트리를 부르기 이전에 노래를 부르는 가수이자 싱어송라이터이고, 그녀에게 음악이란 항상 자신의 이야기와 감정을 가장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는 수단이었다. 타블로이드를 수놓은 남자친구에 대한 기사들에 그녀는 항상 음악으로 대답했고 팬들과 소통했다. 밴조를 신디사이저로 교체했을 뿐, 팝을 작곡하는 지금도 그녀의 음악을 특징짓는 사적인 가사들과 멜로디는 여전하다. 이제는 내쉬빌의 옆집 소녀보단 뉴욕의 업타운 걸이 더욱 어울리지만, 그녀는 여전히 테일러 스위프트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